증시 덮친 정치 리스크…공모주 시장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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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정국에서 발생한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지난주 국내 증시가 휘청거렸다. 그간 새내기주의 주가 급락으로 투자심리가 악화했던 IPO(기업공개) 시장에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부 기업이 수요예측과 일반청약에서 흥행에 성공하며 공모주 시장 분위기 개선 기대감도 있지만, 아직 완전한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증권가의 의견이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상장을 앞둔 기업들이 일정을 미루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국내외 투자자 이탈에 대한 우려가 확산한 영향으로 해석된다. 반도체 소재 개발 기업 삼양엔씨켐은 지난주 시작해 오는 11일까지 진행하려던 수요예측을 한달 연기했다. 친환경 자동차 전동화 토탈 솔루션 기업 모티브링크 역시 기업공개 일정을 내년으로 미룬다고 밝혔다.새내기주들의 주가가 부진한 공모주 한파가 한창인 가운데 탄핵 정국이라는 돌발 악재까지 터진 영향이다. 이창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국내 IPO 시장에 대한 변동성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무엇보다 리스크 확대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향후 IPO 시장의 흥행 여부는 국내 주식시장의 지수 반등 흐름이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음주 IPO 일정을 앞둔 기업들의 긴장도가 높아지게 됐다. 다음주 일반청약 진행 기업은 온코닉테라퓨틱스(9~10일), 온코크로스(9~10일), 아이에스티이(10~11일), 듀켐바이오(11~12일), 쓰리에이로직스(13~16일) 5곳이다. 이 기간 상장 혹은 수요예측 시작 기업은 없다.
일각에서는 공모주 시장 회복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도 본다. 최근 벡트는 일반청약에서 1170.3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IPO 일반청약을 진행한 기업들과 비교해 가장 높은 경쟁률이다. 청약 증거금으로 2조7101억원을 모았으며, 앞선 수요예측에서는 공모가를 희망밴드(3500~3900원)의 상단인 3900원으로 확정한 바 있다.
벡트는 디지털 사이니지 프로젝트의 전 과정을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토탈 비주얼 솔루션 기업이다. 앞서 상장한 위츠에 이어 '따블'(공모가의 2배)을 달성할 수 있을지 관심이 높아진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벡트는 기존 재무적 투자자(FI)가 없고, 이번 공모 주식 외에는 유통 가능 물량이 없어 상장 후 따상 혹은 그 이상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공모주 시장의 회복 흐름이라고 단언할 수 없다며 선을 그었다. 공모주 시장 전반에 대한 투심 개선이 아닌 낮은 시가총액과 적은 유통 물량에 따른 수급적 매력이 부각된 영향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위츠의 주가 급등과 관련 이경준 혁신IB자산운용 대표는 "최근 상장 종목 중 가장 낮은 시가총액과 유통물량이었다"며 "수급적 매력도와 더불어 12월 중순까지 약 1개월간 스팩을 제외한 상장 기업이 전혀 없기 때문에 수급상 베팅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벡트의 경우 총 공모금액은 약 185억원이며,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535억원으로 규모가 위츠보다 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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