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토트넘 홋스퍼를 이끄는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손흥민을 벤치로 내린 결정이 많은 논란을 일으켰다.

토트넘은 27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체스터 시티와의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 27라운드 홈경기서 0-1로 패했다.

손흥민이 벤치에서 출발한 가운데 맨시티는 전반부터 토트넘을 강하게 압박했다. 전반 7분 맨시티 주포 엘링 홀란이 사비뉴의 크로스를 받아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했는데, 슈팅이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면서 굴리엘모 비카리오 골키퍼가 막아냈다.

유효슈팅을 기록한 홀란은 전반 12분 토트넘 골망을 가르면서 선제골을 터트렸다. 페널티 왼쪽 지역에서 제레미 도쿠가 홀란에게 패스를 보냈고, 홀란이 수비수를 제친 뒤 공을 골대 안으로 밀어넣으면서 올시즌 프리미어리그 20호골을 기록했다.



홀란의 선제골로 앞서가기 시작한 맨시티는 계속해서 토트넘 골문을 두드렸다. 전반 20분 도쿠가 왼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이동한 뒤 슈팅을 시도했는데, 비카리오 골키퍼가 손을 쭉 뻗어 선방했다.

전반 28분엔 골문 앞에서 사비뉴가 도쿠의 크로스를 받았지만, 슈팅이 골대 위로 향하면서 맨시티의 추가골 기회가 날아갔다. 2분 뒤 홀란이 다시 한번 왼발 슈팅으로 추가골을 노렸지만 비카리오 골키파가 막아냈다.

맨시티의 공세를 견뎌내던 토트넘은 전반 45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케빈 단소의 헤더 슈팅으로 유효슈팅을 만들었으나 맨시티 수문장 에데르송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결국 전반전은 토트넘이 0-1로 뒤진 채로 마무리됐다. 토트넘은 홈경기임에도 전반 45분 동안 슈팅 숫자 2 대 7을 기록하며 맨시티에 고전했다.



득점이 절실한 가운데 손흥민은 후반전이 시작됐음에도 벤치에서 대기했다.

후반 10분 토트넘은 결정적인 동점골 기회가 찾아왔지만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페드로 포로가 맨시티 골대 앞으로 날카로운 크로스를 보냈고, 이는 윌슨 오도베르에게 연결됐지만 오도베르의 슈팅은 골대 옆으로 향하면서 유효슈팅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후반 13분 단소가 다시 한번 세트피스 상황에서 헤더 슈팅을 시도했으나 슈팅이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고, 2분 뒤 오도베르의 슈팅도 골대를 외면했다.

좀처럼 득점이 나오지 않자 토트넘은 교체 카드를 사용했다. 후반 21분 윌슨 오드베르, 마티스 텔, 로드리고 벤탄쿠르, 데스티니 우도기가 빠지고, 손흥민, 데얀 쿨루세브스키, 파페 사르, 제드 스펜스가 그라운드 안에 들어갔다.



선수들을 대거 교체했음에도 동점골을 만들지 못하자 토트넘은 후반 37분 제임스 매디슨을 빼고, 티모 베르너를 투입하면서 총공세에 나섰다.

경기가 막바지로 향하고 있는 가운데 손흥민은 결정적인 동점골 찬스를 놓쳤다. 후반 39분 브레넌 존슨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은 골대 앞에서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는데 슈팅이 에데르송 골키퍼 선방에 막혀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경기는 어느덧 후반 추가시간에 돌입했다. 후반 추가시간은 4분 주어졌고 홀란이 멀티골을 성공시키며 경기에 쐐기를 박는 듯했지만 비디오 판독(VAR) 결과 핸드볼 반칙이 선언돼 홀란의 추가골을 인정되지 않았다.

결국 경기는 토트넘의 0-1 패배로 마무리됐다. 이날 패배로 토트넘의 리그 4연승 도전이 좌절됐고, 승점 33(10승2무14패)을 유지해 프리미어리그 13위 자리를 그대로 지켰다. 반면에 맨시티는 승점을 47(14승5무8패)로 늘려 4위 자리를 탈환했다.



경기가 토트넘의 패배로 끝나자 팬들과 전문가들은 일제히 손흥민을 벤치로 내린 토트넘 사령탑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선택을 비판했다.

손흥민은 직전 경기였던 입스위치 타운과의 프리미어리그 26라운드에서 도움 2개를 올리는 등 맹활약했다. 그렇기에 맨시티전에서 선발로 나섰다면 다른 결과가 나왔을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 

영국 공영방송 'BBC'에 따르면 토트넘의 선발 라인업이 발표된 후 한 팬은 "손흥민, 쿨루세브스키, 스펜스를 벤치에 앉히는 건 이상한 결정이다"라며 "주말에 경기가 없고, 어차피 오늘 경기가 끝나면 선수단은 일주일 동안 휴식을 취한다"라며 의아함을 감추지 못했다.

또 다른 팬도 "포스테코글루는 뭐하고 있는 건가? 손흥민도, 쿨루세브시키도 없다"라며 "맨시티를 이길려면 최고의 팀이 필요하다"라며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선택을 지적했다.



과거 토트넘에서 뛰었던 잉글랜드 공격수 피터 크라우치도 경기 전 'TNT 스포츠'를 통해 "약간 기분이 언짢다. 손흥민, 스펜스, 쿨루세브스키 모두 지난 입스위치 원정에서 가장 잘한 선수들이다. 그래서 (벤치 출전에)놀랐다. 맨시티도 놀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영국 매체 '이브닝 스탠더드' 소속 댄 킬패트릭 기자도 "토트넘이 맨시티를 상대로 처음부터 스펜스, 쿨루세브스키, 손흥민을 내세웠다면 결과가 어땠을지 궁금하다. 토트넘은 리그 4연승 기회를 놓친 것일 수 있다"라며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결정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경기가 끝나고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을 벤치로 내린 이유는 선수에게 휴식을 주기 위함이었다고 설명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쿨루셉스키, 손흥민, 스펜스는 정말 많은 시간을 뛰었다고 회복하고 숨을 쉴 시간을 가졌다"라며 "난 그것이 우리에게 도움이 될 거로 생각했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주장은 팬들의 공감을 사지 못하고 있다.

손흥민이 이번 시즌 많은 경기를 소화한 건 인정하지만 토트넘의 다음 경기는 내달 7일에 열리는 AZ알크마르(네덜란드)와의 2024-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16강 1차전이다.

다가오는 주말엔 프리미어리그 경기 대신 FA컵 경기가 예정돼 있다. 토트넘은 대회 32강에서 애스턴 빌라에 패해 탈락했기에 주말 경기를 치르지 않는다.

따라서 토트넘은 맨시티전을 마치면 약 일주일 간 휴식을 취할 수 있는데, 전력을 다해야 승리를 거둘 수 있는 맨시티를 상대로 핵심 선수인 손흥민을 벤치로 내린 결정은 많은 논란을 일으켰다.

사진=연합뉴스